고대로부터 중국에서는 모든 병의 근원이 ‘찬 것’이라고 전해져 온다.
1년 365일 중 우리 몸의 온도보다 높은 날은 한창 더운 여름날로써 불과 1주일도 되지 않는다. 항상 우리 체온보다 찬 기운을 들어마시고 피부에 찬 바람을 맞는다.
모든 생물체는 이동의 원리로 살아간다. 더운 것과 찬 것이 만나면 서로 이동하여 미지근해지는 원리와 같이 모든 자연 현상은 이동에 따른 변화의 양상을 나타낸다. 생물체 역시 거기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게 되어 있다.
현대인들은 냉장고의 등장 이후 의식적으로 차게 먹는다. 냉장실은 음식의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5℃ 이하로 저장하고, 냉동실은 고기나 생선 등을 얼려 오래 보관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여름에는 더위를 피하려고 선풍기나 에어컨을 켜서 인위적으로 찬바람을 쐬고 있다. 찬바람의 무서움은 아기를 출산해 본 여성들은 알 것이다. 그리고 몸이 냉한 사람들도 갑자기 찬 바람이나 찬 음식, 찬 물에 노출했을 때 느낄 수 있다.
날씨가 더우면 모든 조직은 열을 발산하기 위해 팽창하고 표면을 확장하거나 땀을 내는 등으로 체온을 조절한다. 반면 날씨가 차가우면 모든 조직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움츠러든다. 몸 안에 찬 것이 들어오면 똑같은 반응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굳어 버린다. 장이나 조직, 세포가 움츠러들면 혈액 순환이 잘 안되고 영양 공급이 되지 않아 차고 시린 증상이 온다. 심해지면 오그라들면서 굳어 버리는 증상이 찾아온다.
찬 것에 의한 질병의 대표적인 예가 중풍, 산후풍, 류머티스, 감기이다. 그 중, 감기에 걸리면 초기에는 두통, 발열,오한, 편도선이 붓고, 기침이 난다. 좀 더 깊어지면 추웠다 더웠다 하는 증상이 나타나고, 더욱 깊어지면 방광이나 신장에까지 침입하여 큰 병을 초래한다.
감기는 옛부터 모든 병의 뿌리라고 했다. 가벼운 감기가 심해지면 큰 병이 되듯 찬 바람도 몸 속 깊이 파고들면 고치기가 힘들어진다. 아기를 출산한 산모는 특히 찬 바람을 쐬면 안되고, 찬 음료수나 찬 음식도 섭취해서는 안된다. 뜨거운 아기를 밖으로 밀어낼 때 동시에 골반으로 찬바람이 침입하기 때문에 아랫배나 허리가 차고 시리게 된다. 아래로 들어온 찬 바람은 몸 속에서 순환하다가 제일 약한 곳에 가서 집을 짓고 살면서 몸이 허약해졌을 때 본격적인 활동을 하여 통증을 수반한다.
우리 몸에는 외부로부터 찬 바람이나 나쁜 병균들이 침입하지 못하게 하는 방위체계가 있다. 몸의 체력이 떨어지면 이 체계가 제 역할을 못해서 찬 바람이 들어온다. 또한 냉한 음식이나 가공식품, 동물성지방질 등 소화하기 힘든 음식을 섭취하면 몸의 열을 빼앗게 됨으로써 몸이 차게 된다. 이렇게 몸은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려고 하지만 체 내외에 문제가 생기면 유지시킬 수 없다.
찬 바람은 코를 통해 들어오므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80% 이상이 코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흐르고, 심하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다. 여름철의 냉방병도 몸에 인위적으로 찬 바람을 주입해서 오는 질병이다. 부채질만 해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데 굳이 찬바람을 만들어서 빨리 시원해지려는 인간의 얄팍한 계산이 결국 질병이라는 재앙을 초래하고 만다. 자연의 순리를 거역해서 질병을 초래하는 것에는 냉장고도 있다. 차게 먹어야 할 특별한 이유나 이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습관적으로 음식은 냉장고를 통해서만 섭취하려고 한다.
여성들은 몸이 냉해서 오는 병이 많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하는 한약을 많이 짓는다. 중풍은 ‘바람에 맞는다’는 의미로 찬 바람으로 인한 질병 중에서 제일 고통스럽고 불편한 병이다. 신체적 장애 뿐만 아니라, 언어 장애까지 수반하여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
새벽에 운동을 하는 나이 지긋하신 분들에게는 부디 따뜻한 기운이 있는 낮에 운동하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 하루 중 기온이 가장 차갑고, 지표 부근에 나쁜 공기가 모이는 시간대가 새벽녘이다. 운동 중 들여마신 찬 공기는 몸을 굳게 할 수도 있고, 특히 고혈압이신 분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몸이 차면 혈관이 수축되어 심장의 부담이 커진다. 따라서 혈압이 오르면서 혈관이 터지면 중풍이 된다.
겨울에 수영장에 가는 분들도 조심해야 한다. 물에 들어가서 움직일 때는 열이 나서 추운 줄을 모른다. 그러나 그 열이 물과 교감하면서 물의 찬 기운이 몸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 기운은 운동을 계속하는 중에는 못 느끼지만 만약 1주일 정도만 쉬어 보면 느낄 수 있다.온 몸이 어딘가에 부딪친 것처럼 쑤시고 아파올 것이다. 찬 기운이 혈액 순환의 장애를 불러 몸이 무겁고 저리며 굳어진다. 찬 것은 아래로 가라앉는 특성이 있어서 깊숙히, 아래로 들어간다. 따라서 사지 말단이나 끝으로 가서 뭉치게 된다. 사지가 냉하고, 아랫배가 찬 사람들,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찬 바람을 쐬어 오는 또 다른 병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다. 그 증상은 손발이 뻣뻣하여 잘 쥐어지지 않고, 붓기도 하며, 심하면 관절통이 온다. 그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방에서는 찬 바람이나 습이 겹처서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과잉 섭취된 수분은 체내에 정제되어 체중이 늘고, 혈액 순환 장애와 습독이 생겨 몸이 무겁고 관절에 병이 오며 피부에도 질병을 초래한다.
물은 고이면 썩게 마련이다. 흐르는 물에는 이끼가 끼지 않지만 정체된 수분에는 질병을 초래하는 나쁜 균들이 기생하게 된다. 물도 본래 찬 성질이기 때문에 과다할 때는 체내에 해로운 것이다.